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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의 소녀시대 // 영화


(약스포 있음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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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나의 소녀시대>가 화제라고 들었다.
<말할 수 없는 비밀>, <그 시절,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>에 이어 대만 청춘영화가 하나의 브랜드가 된 것 같기도 하고 
특히 <나의 소녀시대>는 흥행몰이 중이라는 얘길 들어 보러 갔다.
관객수로 <캐롤> 넘었고 <her>를 넘본다는 기사도 봤다.
(지금은 <her>도 넘었는지 모르겠다)

자, 정확히 짚어야 할 부분이 있다.
<나의 소녀시대>는 <캐롤>이나 <her>와 비견할만한 로맨스 영화는 절대 아니다.
만듦새에 있어 굉장히 뻔하고 코웃음을 칠만한 연출도 많다.
후반부는 감동을 쥐어짜기 위한 신파도 있다.(보는 이에 따라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)
과거 어느 시기에 흥했던 한국 코미디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다.
이러한 장르에서 답습할만한 클리셰들을 에둘러 가지도 않고 정확히 그대로 가져오는, 
어떻게 보면 그래서 과감해 보이기도 하는 영화다.

어찌됐든 영화를 끝까지 다 본 지금은,
어딘가 묘한 느낌이 있다.
청춘의 한 시기를 그린 영화라 그럴까, 내 마음이 감응하는 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다.
뻔하디 뻔하지만 그래서 감응하게 되고마는 느낌이랄까.
뻔하지만 청춘의 빛나는 한 순간을 담아내긴 했나...? 라는 느낌이랄까.
그렇다고 <나의 소녀시대>가 여러모로 빼어난 영화라고 인정하는 건 절대 아니다.
단지 <나의 소녀시대>를 보고 난 후 그런 생각이 들었다.
영화라는 게 꼭 그렇게 빼어나야만 하는 걸까.
<캐롤>이나 <her>는 분명히 근래 등장한 로맨스 영화들 중 손에 꼽을만한 수작이지만,
모든 영화가 그런 수작이 되어야만 하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.
특히 <나의 소녀시대>에서 후반부 유덕화가 실제로 등장할 때는 나도 모르게 등을 떼고 스크린에 얼굴을 더 가까이 하게 됐다.
그만큼 집중, 심쿵하는 순간이었다.
유덕화를 보고서 감응하게 된 나의 마음은 분명 영화 외적인 나의 추억 때문일 수도 있다.
내 나이가 한 자리일 때부터 유덕화를 봐왔으니까.
그 추억이 뭐가 됐든, 나의 청춘의 한 페이지를 차지하고 있는 유덕화가 유덕화로서 등장하는 그 장면은,
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불쑥 나타난 그 장면은, 분명히 심쿵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었다.
<나의 소녀시대>가 빼어난 수작이든 클리셰를 답습하는 아류작이든 그럭저럭 괜찮은 대중 영화든,
이 영화에 대한 평가가 어떻든지 간에 일단 이 영화는 '나의 소년시대'를 건드렸다.
단지 그 시절의 이야기를 다뤄서 건드린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.
이 영화에는 나의 그 시절을 건드리는 청춘의 감성이 존재한다.

자, 여기서 다시 한 번.
그렇다고 이 영화를 빼어난 수작이라고 인정하는 건 절대 아니다.
그럴 수 없다.
다만 영화라는 게 빼어난 수작이어야만 좋은 영화라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.
<나의 소녀시대>는 나에게 그런 영화였고, 어쩌면 좋은 영화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.

이제부터 챙겨 볼 대만 청춘영화들은 아마도 이러한 맥락 속에 있지 않을까 싶다.
<그 시절,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>, <말할 수 없는 비밀> 순으로 보려고 한다.
그외에도 괜찮은 대만 청춘영화들이 있으면 더 볼 것이고.
그렇게 보다보면 지금과 다른 느낌이 들지 어떨지는 모르겠다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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